어쩔 수 없구나 — 혼노지의 변 (1) 노부나가는 어떻게 마왕이 됐나
그는 자신을 제육천마왕이라 불렀다. 그것은 모욕이 아니라 선언이었다. 사찰을 불태우고 승려를 도륙한 남자는, 자신이 무엇이 되어가고 있는지 누구보다 정확히 알고 있었다.
별과 시간과 사랑 이야기
1582년 6월 2일, 혼노지에서 오다 노부나가가 쓰러졌다. 아케치 미쓰히데의 반란과 13일천하, 히데요시의 중국 대반환, 그리고 이에야스로 이어진 권력의 이동까지, 한밤의 사건이 일본의 다음 세기를 어떻게 바꿨는지 따라간다.
그는 자신을 제육천마왕이라 불렀다. 그것은 모욕이 아니라 선언이었다. 사찰을 불태우고 승려를 도륙한 남자는, 자신이 무엇이 되어가고 있는지 누구보다 정확히 알고 있었다.
노부나가 진영의 2인자가 1582년 6월 1일 밤 1만 3천의 군대를 이끌고 갈림길에서 말머리를 동쪽으로 돌렸다. 목적지는 주군이 있는 절 — 혼노지였다.
1582년 6월 1일 저녁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의 12시간. 한 사람은 단바의 산을 넘어 동쪽으로 갔고, 다른 한 사람은 교토 한복판의 절에서 다회를 열고 있었다. 두 동선이 한 점에서 만났다.
그는 천하를 손에 넣었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 천하를 같이 가지려는 사람은 없었다. 13일 동안, 미쓰히데는 답이 없는 편지를 쓰고 또 썼다.
누군가 죽으면 누군가 그 자리에 앉는다. 노부나가의 자리는 비었고, 미쓰히데는 그 자리에 앉지 못했다. 그 자리에 앉은 것은 히데요시가 말한 ‘하루 밤낮 27리’의 질주를 등에 업고 돌아온 남자였다.
혼노지는 아직 교토에 있다. 다만 1582년의 그 자리에는 없다. 불탄 뒤 이전된 사찰과, 원래 자리의 작은 돌비석, 그리고 한 밤에 모든 것이 시작되고 끝난 몇몇 장소들을 짚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