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의 상인들, 일본을 만들다: 3대 재벌 이야기 (1)

1878년 도쿄, 육군성 군무국

세이난 전쟁에서 사무라이들이 굴복하다

1877년 일본. 메이지 정부에 불만을 품은 사무라이들이 가고시마에서 봉기했다. “사이고 선생님의 충의를 전달하기 위해 상경한다”—이것이 그들의 명분이었다. 세이난 전쟁이다. 사이고 다카모리가 이끄는 반란군 3만 명은 근대식 총포로 무장한 정부군에 밀려 8개월간 후퇴를 거듭했고, 9월 24일 시로야마에서 최후를 맞았다. 사이고는 할복했다. 일본 역사상 마지막 사무라이 반란은 그렇게 끝났다.

이듬해 요코하마의 한 밀수업자는 영국으로부터 대량의 총을 구입한다. 이 총은 한 집단에게 전해진다. 그들은 “고토쿠(蠱毒)”의 통제에 이 총을 사용한다. 고토쿠는 독충들을 항아리에 가두어 서로 잡아먹게 한 뒤 살아남은 최강의 독충을 얻는 고대의 주술이다. 규칙은 단순했다. 교토에서 도쿄까지, 살아서 먼저 도착하는 자가 상금을 가져간다. 그리고 도쿄까지 설치된 7개의 관문마다 정해진 갯수의 목찰(나무패)를 제출해야 한다. 목찰은 동료를 죽여서 얻는다. 각 관문에는 도착 제한 시간이 있다. 실패하면? 죽음이 기다린다.

<고토쿠 시작 장면 각색>

일본 육군은 이 기괴한 게임이 벌어진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한다. 밀수업자에게 그 큰 돈이 어디서 났을까? 배후가 있었다. 그리고 그 배후는 일본 경제 근대화의 아버지들이었다.

미쓰이, 스미토모, 야스다

넷플릭스 드라마 《이쿠사가미: 전쟁의 신》의 배경이다. 일본 근대화의 영웅들이 이 어이없는 살인 게임의 흑막이라니, 기발한 설정이다. 하지만 실제 역사에서 이 세 재벌의 이야기도 드라마 못지않게 드라마틱하다.

재미있다. 배틀로얄류의 드라마다. 이 아저씨는 헬독스에도 나왔다

메이지 유신 직후, 무너지는 막부와 새 정부 사이에서 목숨을 건 베팅을 한 상인들이 있었다. 미쓰이(三井), 스미토모(住友), 야스다(安田)—이 세 재벌은 일본의 근대화를 이끌고 100년 넘게 일본 경제를 이끌었다. 포목점 점원, 9살 광부, 거리의 환전상에서 시작한 그들의 이야기는 환희와 비극이 뒤섞여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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